[크리스천투데이] 억눌린 분노가 신체통증으로?
‘화병’ 증상과 치료방법

물이 고이면 썩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밖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억눌러진 감정은 마음 안에서 곪아가기 마련이다. 마치 켜켜이 쌓인 퇴비에서 열이 피어오르듯 이렇게 쌓인 감정들 역시 마음 안에서 뜨거운 열을 내뿜게 된다. ‘화병’이 되어 몸과 마음 이곳저곳을 가차 없이 불태우는 것이다.

쌓인 분노, 다양한 신체증상 동반해

화병은 명치에 뭔가 걸린 느낌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의 일종으로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면서 발생한 정신질환을 말한다. 이런 화병은 우울감, 불면, 식욕저하, 피로 등의 우울증의 증상 외에 다양한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화병은 크게 정신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으로 구분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 초조, 신경 예민, 자신감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신체적으로는 소화불량이나 변비, 가슴 두근거림을 경험하기도 하며 몸 여기저기에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며 화병으로 인한 신체적인 증상을 단순히 몸의 문제로만 접근할 경우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2개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화병을 의심,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는 것이 자하연한의원 측의 설명이다.

 

  •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
  •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주 깨는 증상
  • 그럼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는 증상
  • 두통이나 어지럼증
  • 입이 마르거나 목이 자주 마른 증상
  • 식욕이 잘 안 생기는 증상

화병증상, 심해지면 극단적인 선택 감행하기도

한 병원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우울증 표현지수가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30%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우울한 기분을 표현하는 정도가 낮고 억압되어 있다. 이 때문에 화병, 우울증초기에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고, 병원을 찾기 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신질환을 대하는 경직된 사회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몸과 마음 아우르는 한방 화병치료, 효과 어떨까?

화병은 주로 마음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지만 그 증상은 정신적, 신체적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자하연한의원에서는 효과적인 화병 치료를 위해 ‘정심방요법’을 권하고 있다. 정심방요법은 상담을 통해 마음을 추스르는 동시에 한방치료를 통해 몸의 문제를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정심방 치료법은 특히 정신적인 문제가 나타나는 원인을 심장의 기능 이상에서 찾고 있다. 또 한약과 침을 이용해 화병 등의 정신질환을 치료하고 있는데, 시호치자석고 등 환자의 상태에 맞는 약재로 만들어지는 탕약은 심장의 화를 내리고, 냉각수를 보충해 심장의 과열을 막아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

특히 세심한 상담은 정심방 치료법의 대표적인 인기요인이다. 환자가 삶을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갈 힘을 이끌어내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상담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1:1 상담에서는 인지 행동 치료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도록 돕고 있다. 가족상담에서는 가족 간의 문제를 분석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일 질환 환자들과 함께 모여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치료 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 집단상담도 마련되어 있다.

임 원장은 “화병이 발생하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져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게 되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인 관계의 악화는 화병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이상 증후가 발견되면 지체 없이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