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산후 우울증’
위기에 빠진 엄마와 아이를 구하라!

몇 해 전 미국 텍사스에서는 자신의 아이 5명을 살해한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자살을 한 산모의 뉴스가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례가 있다.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우울증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자신의 아이를 해하거나 자신도 죽음을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 아이를 낳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산후우울증은 가장 두려운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산여성이나 워킹맘의 경우 정신적 고통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육아 경험이 없는 초산 여성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들에게 적당한 조언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방치하거나, 혼자해결하기에는 버거운 문제이기에 전문가는 물론 주변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증상이기도 하다.

한방신경정신과 자하연한의원 황은영 원장을 만나 많은 여성들이 산후우울증에 대해 궁금해 하는 점들을 질문했다.

Q. 산후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유형의 여성이 있다면?


“산후우울증은 산모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전체 산모의 10% 가량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심한 우울증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력도 떨어져 있기 마련인데, 정신적인 피폐함을 느끼게 되면서 악화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다는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황 원장의 말이다.

또한 “특히 산후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유형은 첫째로 과거에 우울증에 걸렸던 경험이 있는 여성이다. 또 문제가 있는 결혼생활,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적은 경우, 아이에게 의학적 문제가 있어 돌보기가 어려운 경우, 경제적 어려움, 너무 어린 산모 등의 요인을 가지고 있을 때 산후우울증의 위험도가 현저히 높다”고 설명했다.

 

 

Q.치료가 필요한 산후우울증의 증상은?


“자가진단을 통해 산후우울증을 초기에 파악하는 것이 좋고 방치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을 정도라면 애초에 치료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기 전에 그렇게 됐을 것”이라며 “산후우울증 증상은 대체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자신에게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자신은 물론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하연한의원이 소개한 산후우울증 자기진단 항목은 다음과 같다. (이 항목 중에 해당하는 것이 절반 이상이라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1.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심하다.
  2. 쉽게 울적해지고,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
  3. 모든 일에 관심과 의욕이 없다.
  4. 기쁜 일이 있어도 별로 즐겁지 않다.
  5. 뚜렷한 증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
  6. 사소한 일에도 슬퍼지고 눈물이 난다.
  7. 남편이나 가족들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다.
  8. 쉽게 기분이 나빠지고 좋아진다.
  9. 원인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항상 초조하다.
  10.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자꾸 집착하고 혼자 끙끙 앓는다.

 

황 원장은 “산모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눈물을 잘 흘리거나, 과민하게 반응하고, 과식을 하거나 잘 먹지 않으며 불면증을 겪고,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 하는 등의 증상은 겉으로 보기에도 확인이 가능하므로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Q.아이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산후우울증은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자에게 보살핌을 받는 아이에게도 물론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황 원장은 “본인과 가족의 행복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산후우울증은 아이에게 특히 문제를 줄 수 있다”며 “만 3세 이하의 아이는 엄마와의 정서적 상호작용으로 뇌가 발달하기 때문에 아이의 지능이 떨어지거나 사회성 발달이 저조해지고, 학업수행 능력, 지적능력 등이 또래에 비해 부족한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산후우울증을 겪는 엄마는 아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반응이 느리거나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향을 받는 아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황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부정적인 성격, 쉽게 짜증이나 화를 냄, 잠투정이 심함, 눈 맞춤, 옹알이 부족, 공격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 환경 적응력 부족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Q.산후우울증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이렇듯 환자는 물론 가족 등 주변 지인, 아이에게까지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산후우울증의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황 원장은 “출산 후의 산모는 아무리 산후조리를 잘 해도 많이 허약해진 상태일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보다도 몸속에 부족한 요소를 찾아 보충해 주어야 한다”며 “건강하지 못한 몸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장’의 기능 이상이 산후우울증과 크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황 원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산후우울증한방치료는 심장을 다스리는 것에 집중된다.

또한 “심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정심방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며 “과열된 심장은 안정시키고, 허약한 심장은 보하여 우울증이나 강박증 등의 각종 신경성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감신경이 높으면 심장박동을 촉진해 과열을 초래하며, 부교감신경이 높으면 심장의 기능을 저하시켜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교감신경이 부교감신경보다 30% 가량 항진된 상태가 정상이다.

정심방요법은 탕약처방을 통해 심장과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면서 산모의 감정조율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다.

황 원장은 “특히 약물의존이나 중독의 가능성이 없는 순수 천연약재를 사용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며 “또 이 요법에 포함된 상담프로그램으로 1:1상담, 가족상담, 집단상담을 거치면서 환자 본인의 심리문제는 물론 가족들의 협력까지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